블라인드 썸 연애: 키스방

신도림역 부근의 오피스텔에 위치한 A 키스방은 기존의 키스방 분위기를 탈피했다. 오피스텔 안에서 기존 키스방보다 더 넓게 인테리어 했고, 마치 여성의 집에 온 것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을 노렸다. 좁은 복도를 따라 양쪽으로 10여 개의 방이 있었다. 1평(3.3㎡) 남짓한 방 안에는 침대처럼 널찍한 3인용 소파가 한 쪽 벽면을 차지했고, 작은 테이블 위에는 물티슈와 사탕, 소형 타이머가 놓여 있었다. 실제로 업계 종사자의 도움을 받아 현직 화류계 종사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들어가 본 결과, 상황은 더욱 좋지 않았다.

 

'유흥알바' 알선 광고 등의 연락처가 이 번호로 올라와 있는 것은 물론, 문제의 번호를 쓰는 사람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글도 보였습니다. 수년째 남을 속이는 일에 쓰여온 것으로 의심하기에 충분한 번호입니다. 사실 앞서 살펴본 구인광고는 이미 곳곳에 의심스러운 대목이 눈에 띕니다. 모집 조건이 '20~25세 여성'인 부분부터 그렇습니다.

 

실제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이러한 변종 성매매 업소 등에 대한 단속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취재 결과 성매매 업종 단속은 역시 업소 관계자들이 전했던 말처럼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서울시의 경우엔 코로나19 관련 업소 단속이 각 지자체(구청)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각 구청에서는 업종에 따라 세부적으로 단속 부서를 나눠 운영하는데 키스방 등 변종 성매매 업소를 포함한 성매매 업종은 단속에서 제외되다시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흥업소 등은 각 구청 위생과 등에서 담당하는데 성매매 업종은 특성상 구청 단속에서는 아예 대부분 배제됐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유흥업소 등에 대해선 구청에서 단속하지만, 성매매 업종은 구청에서는 따로 단속에 나서지 않고 관할 경찰서에서 맡는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점검 결과, 업소 내부에는 접이식 소파와 간이 침대, 세면대 등이 비치돼 있었으며 키스 행위 외에 다른 유사 성행위가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고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현행 법 체계로 인해 이 업소들 중 여성가족부가 실제 청소년보호법 위반으로 적발한 업소는 19곳에 불과했다. 박 상담원은 "성매매 특별법 안에 유사 성교 행위의 개념 자체에 대한 재해석과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그런 부분이 명확해 져야 법망을 피하는 변종 성매매를 단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전답사를 위해 한 키스방의 홈페이지를 들여다봤다. 사이트의 메인페이지에는 처음 오는 남성들을 위한 팁이 친절하게(?) 명시돼 있다. 홈페이지를 조금 더 둘러보니 ‘매니저’로 통하는 여성종업원들의 가슴과 허벅지를 훤히 드러낸 사진을 찾아 볼 수 있었다.

 

개와 오리들이 먹을 것 없다고 소리를 질러대도 너희들이 알아서 찾아먹든가 말든가 하는 뭐 그런 심사였다. 일 주일여를 그렇게 보내고 나니 비로소 뭔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쩌면 나는 지금 엄살을 떨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각성과 함께 누이의 얼굴이 떠올라왔다. 키스방의 이런 변태적 진화는 이미 예견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업계 종사자인 A 씨는 9일 “단골들을 대상으로 방을 잡고 영업을 한 지 일주일이 넘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언니들도 이미 다 알고 있다. 며칠 전부터는 단골이 아니어도 원하는 사람이라면 9시 이후 예약을 잡아준다”고 말했다.

 

이 감나무를 고스란히 살리는 방향으로 집을 짓고 사느라 사람들도 고생을 많이 했겠지만, 사람 냄새를 고스란히 맡아가며 열매를 맺고 익히느라 감나무 또한 고생이 자심했을 것이다. 콘크리트 하수관 위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워낸 접시꽃은 또 뭔가.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밟아 버렸음직도 하건만 그렇지 않고 제대로 꽃을 피워내고 있는 접시꽃, 너는 또 뭐냐, 응?

 

여성단체 관계자는 “키스방도 성매매 업소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단속을 피해가려는 술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녀는 “법의 맹점을 이용해 윤락업소가 아이템만 바꿔 늘어 가는 실정에서, 돈을 내고 여성에게 육체적 향응을 받는 모든 행위가 처벌의 대상이 돼야 한다”며 관련 법규의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대학생이라는 말에 그리고 중국인이었던 것이 새로운 충격이었고, 중국 유학생은 경제적으로 생활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그녀가 비교적 단 시간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피치 못할 사정이 있던 것이었는지 혹은 순전히 그녀의 선택이었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보기에 나는 그저 키스방 와서 키스 안하는 이상한 녀석, 혹은 진상 손님, 아니면 운좋게 꽁으로 한 타임 쉬어가는 녀석 정도일 테니까. 꼬리의 꼬리를 무는 생각과 담론 그리고 대담은 계속해서 판도를 뒤집으며 어려운 일이구나라는 아포리아에 빠지게 만들었다.

 

밤에 전화를 받으면 자동차가 없는 누이로서는 잠도 못 자고 울다가 날을 샐 것 같아서였다. 그리 멀리도 아니고 바로 전날에 병원으로 오겠다는 누이를 내가 극구 말렸었다. 며칠 뒤면 퇴원할 텐데 뭐 하러 자꾸 내려오느냐는 논리였다. 결국 서로 자기 업소의 이득만 바라기 때문에 좀더 나이가 어리고 몸매가 좋은 여성 도우미를 찾게 되고 좀더 자극적인 서비스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를 지켜본 유흥업계 관계자들은 돈이 좀 벌릴 것 같다는 생각에 비슷한 상호의 키스방을 만들기 시작, 이 또한 체인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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